•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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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019년부터 운영하는 부유식 원전 '아카데믹 로모노소프'/타스연합뉴스/조선일보캡처

 

 

진화하는 原電 ‘글로벌 경쟁’


후쿠시마 사태로 탈(脫)원전을 했다가 최근 원전 확대로 돌아선 일본이 바다에 띄우는 부유(浮游)식 해상 원전 시장에 진출한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마바리조선, 오노미치조선 등 조선사를 포함한 13개 일본 기업은 영국 코어파워에 약 8000만달러(약 1050억원)를 출자해 지분 절반을 확보할 예정이다. 부유식 원전은 바다에 뜬 상태에서 가동하는 원자력 발전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진이나 쓰나미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부유식 원전은 일본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라며 “2030년대 초반에 일본 내에도 이런 부유식 원전을 건설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와 탄소 감축을 위한 친환경 무탄소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원전(原電)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육중한 콘크리트 돔으로 덮였던 원전이 작고 안전해지면서 입지와 운용의 한계를 넘는 것이다. 바다 위는 물론 전력 수요가 많은 산업단지 인근이나 극지(極地)로까지 영역은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는 수년 전 부유식 원전 가동에 들어갔고, 영국·일본·중국 등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우주 개발에 필요한 에너지 확보를 위해 달이나 화성에 원전을 짓겠다는 계획도 진행형이다.

 

◇일본, 2030년대 초 부유식 원전 상용화 추진

 

선박과 원전을 결합한 부유식 원전은 육상에 건설하는 원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연재해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건설 비용도 낮출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지형에 맞춰 고유 설계가 필요한 기존 원전과 달리 바다에 띄우는 원전은 같은 설계로 대량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소에서 건설하고 원전을 세울 바다까지 끌고 가 설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코어파워 등 4사는 2026년까지 실증 선박을 제작하고, 2030~2032년 상업 시험 운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부유식 원전은 원자력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적용 가능성이 큰 대안으로 꼽혔다. 이미 핵추진 잠수함과 핵추진 항공모함 등 군사용으로 수십년간 운용돼온 터라 기존 원전의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꼽혔다. 러시아는 2019년부터 동시베리아해 연안 지역에 ‘아카데믹 로모소노프’를 배치하고 상용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국내 조선사 등 우리나라 역시 바다 위 원전 건설을 위해 국내외 관련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에 나섰다.

 

◇작고 안전한 원전... 공장 근처, 극지에도

 

원전 건설 입지가 다양해지는 것은 작고 안전한 원전으로 꼽히는 SMR(소형 모듈 원전) 개발이 속도를 낸 데 따른 결과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의 100~150분의 1 크기로 작아져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다. 공장 근처에도 가능하고, 사람이 살지 않는 극지에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정동욱 중앙대 교수는 “미국, EU(유럽연합) 등 각국이 SMR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SMR은 배 위나 극지는 물론 달과 화성 같은 우주 공간까지 원자력 이용을 확대할 기술”이라고 말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에너지부(DOE)는 지난해 록히드마틴, 웨스팅하우스 등에 달 거주를 위해 40kW(킬로와트)급 초소형 원전의 설계를 맡겼다. 영국도 달에 설치할 소형 원자로 제작을 위해 지난 3월 롤스로이스에 290만파운드(약 46억원)를 투자했다.

 

SMR 개발이 속도를 내고 안전성이 확보되면서 원자력이 발전뿐만 아니라 교통수단을 비롯해 다양한 용도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용훈 KAIST 교수는 “SMR은 우선 발전 부문에서 석탄 화력과 LNG(액화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후 선박의 동력을 넘어 대형 공장용 전력·열·수소 생산에도 쓰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경제팀ieconomyse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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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안전하다… 日 13개 기업, ‘바다 위 원전’에 뛰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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