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 호우특보, 중대본 1단계 가동
시간당 30mm이상 물폭탄 쏟아져
[이코노미서울=사회팀] 중부지방에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20일 수도권 북부 등에 장맛비가 집중됐다. 정체전선(장마전선) 영향으로 수도권과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30mm 이상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렸다.
19일 오후 9시부터 20일 오후 8시까지 인천 서구 금곡동에 176mm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경기 김포시 양촌읍에 153mm, 인천 영종도는 151mm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맛비는 21일까지 전국에 내릴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 내리는 장맛비는 이날 오전에, 그 밖의 중부지방에서는 오후 중 대부분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21일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 북서 내륙 5∼20mm △경기 북동부·남부 10∼50mm △강원 내륙 및 산지 20∼60mm △대전·충남 남부 50∼150mm △세종·충남 북부·충북 50∼100mm △전북 50∼150mm △대구·경북 30∼100mm 등이다.
국지적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시간당 최고 50mm 올 수도 있다. 강수량이 시간당 30mm를 넘어가면 우산을 써도 옷이 다 젖고 운전 중 와이퍼를 작동해도 앞이 안 보이는 수준이다.
행정안전부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발효되면서 20일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이날 오전 경기 의정부시에서는 의정부경전철의 운행이 두 차례 중단됐다. 고양시에서는 지하 터널에 물이 들어차 차량이 침수됐다가 운전자가 구조됐다.
▲수도권 100mm 넘는 물폭탄… 인천서만 103건 침수 신고 접수중대본 1단계 비상근무 돌입
물에 잠긴 도로… 인천대교선 컨테이너 떨어져 20일 오전 6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에서 차들이 비상등을 켜고 물에 잠긴 도로를 천천히 빠져나가고 있다. 침수 지점 앞에서 멈춘 버스와 경찰차도 보인다. 같은 날 오후 5시경 인천 중구 인천대교 송도 방향 9.7km 지점에서는 대형 화물차가 싣고 있던 컨테이너가 도로 위에 떨어져 두 개 차로를 가로막으면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아래쪽 사진).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인천소방본부 제공
물에 잠긴 도로… 인천대교선 컨테이너 떨어져 20일 오전 6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에서 차들이 비상등을 켜고 물에 잠긴 도로를 천천히 빠져나가고 있다. 침수 지점 앞에서 멈춘 버스와 경찰차도 보인다. 같은 날 오후 5시경 인천 중구 인천대교 송도 방향 9.7km 지점에서는 대형 화물차가 싣고 있던 컨테이너가 도로 위에 떨어져 두 개 차로를 가로막으면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아래쪽 사진).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인천소방본부 제공
수도권을 중심으로 100mm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진 20일 곳곳에서 출근길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되거나 도로가 침수되는 등 사건 사고가 잇따랐다. 폭우 탓에 곳곳에서 사람이 다치거나 고립됐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가동하고 1단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차량-반지하 주택 침수… 고양선 땅꺼짐
이날 오전 7시 17분경 경기 파주시 동패동의 한 사거리에서는 폭우 탓에 신호등이 고장 나 차 2대가 충돌하면서 운전자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오전 5시 50분경 경기 고양시 대화동의 한 지하터널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침수돼 고립된 60대 운전자가 소방 당국에 구조됐다. 오후 5시경에는 인천대교 송도국제도시 방향 9.7km 지점에서 대형 화물차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가 도로에 떨어졌다. 이 사고로 뒤따라오던 차량이 컨테이너와 부딪히면서 탑승자 2명이 다쳤다. 도로에 떨어진 컨테이너가 2개 차로를 가로막으면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경찰은 강한 바람이나 빗길이 사고 원인일 가능성 등을 조사 중이다.
주택이 침수되고 시설물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도 잇달았다. 오전 7시 18분경엔 경기 의정부시 반지하 건물이 물에 잠겨 소방 당국이 물 200L를 빼냈다. 인천에서는 인천소방본부에 60건, 인천시 등에 43건 등 총 103건에 이르는 침수 신고가 접수됐다. 서구 검암동과 경서동, 미추홀구 숭의동 등에서도 공동주택이 침수됐고, 서구 오류동의 한 공장도 부지 일부가 물에 잠겼다. 서구 왕길동 완정로 일대에는 토사가 유출됐고 계양구 작전동 토끼굴, 서구 공항고속도로 측도길 등 2개 구간 도로가 물에 잠겨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빗물로 지반이 약해진 탓에 땅이 일부 내려앉은 곳도 있었다. 오전 7시 5분경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빌라 앞 이면도로에는 가로 10m, 세로 4m, 깊이 1.5m의 포트홀이 생겼다. 주차돼 있는 1t 트럭이 여기에 빠져 경찰과 소방 당국이 출동했다.
▲경전철 한때 운행 중단-서울 주요 도로 통제
교통 차질도 이어졌다. 경기 북부에서는 의정부경전철이 두 차례에 걸쳐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오전 4시 20분경 효자역 발곡 방향으로 운행 중이던 전동차에서 신호 고장이 발생해 2시간 20분 만에 운행이 재개됐다. 오전 7시 30분경에도 같은 원인으로 또 멈춰 섰다가 1시간 만에 정상화됐다. 경전철 측은 폭우와 기온 변화를 고장 원인으로 지목했다. 서울시는 동부간선도로 성동 JC에서 군자교 분기점, 성수 분기점에서 의정부 방향 수락지하차도 교량별 진입부 램프 구간 등의 차량 통행을 한때 통제했다.
행안부는 오후 2시 반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산사태 우려 지역과 하천변, 지하공간 같은 취약지역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는 등 안전조치를 실시할 것을 관계기관에 당부했다. 서울시는 오전부터 청계천, 도림천, 안양천, 성북천, 정릉천 등 시내 29개 하천과 안양천 등 둔치주차장 4곳에 대한 출입을 통제하고 방재시설인 빗물펌프장 5개를 부분 가동했다. 경기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발령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을 만드는 데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면서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빨리 찾아왔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에 따라 형성되는 비구름대는 가로로 길고 세로로 폭이 좁은 띠 형태”라며 “이 때문에 지역에 따라 비의 강도와 강수량 편차가 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장마전선은 토요일인 21일 오후부터 남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영향으로 남해안과 제주는 22일 밤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예상 강수량은 광주·전남·부산·울산·경남 5∼30mm, 제주 20∼60mm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