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6(목)
 


지지율 하락하는 與… 강성 지지층 논쟁까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둘러싼 논란이 국민의힘 지도부까지 번졌다. “전 목사와의 관계를 단절하라”는 취지로 주장해온 홍준표 대구시장이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하자 김 대표가 홍 시장을 향해 “지방자치 행정을 맡은 사람은 그에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 시장은 3일 페이스북에 “통상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컨벤션 효과로 당 지지율이 급등하는데 우리 당은 거꾸로 왜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는지 분석하고는 있습니까”라며 “당 지도부가 소신과 철학 없이 무기력하게 줏대 없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또다시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 체제로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습니까”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홍 시장이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고 발언한 김재원 최고위원의 제명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김 대표는 지난 2011년 홍 시장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시절 대변인을 지냈고, 지난 전당대회에서 홍 시장은 사실상 김 대표를 물밑 지원했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한 팀’이었던 두 사람의 설전을 두고, 여권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에서 “전 목사로 대표되는 일부 강성 보수층을 어떻게 대할 것이냐”에 대한 논쟁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의 공천권을 갖고 제3자(전광훈 목사)가 왈가왈부할 일도 아니지만, 또 지방자치 행정을 맡은 사람(홍 시장)은 그에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홍 시장은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욕설을 쏟아내도 그(전 목사)에게 한마디도 못하고 오히려 ‘니는 지방 일만 잘하라’고 나를 질타했다? 이사야 같은 선지자라고 추켜세웠으니 그 밑에서 잘해 보세요”라고 했다. 김 대표는 2019년 전 목사가 주도한 집회 연설에서 전 목사를 기독교 선지자인 이사야에 비유했다.

 

여당에서는 전 목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지지율 정체로 고민 중인 김 대표가 전 목사에 대한 홍 시장의 비판이 불필요한 논란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홍 시장은 각종 논란을 만드는 전 목사에 대한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 김 대표에게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전광훈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 하야 집회’를 주도하며 여권에서 영향력을 쌓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 한미 동맹의 신앙동맹 승격 등을 강령으로 하는 자유통일당(구 국민혁명당) 대표도 맡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 46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전 목사는 지난달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 전후 “A 후보를 밀었다”고 주장하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최고위원 가운데 최고 득표율로 당선된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하고 전 목사의 주장에 맞춰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고 하면서 주목받았다. 전 목사 등 주변에선 전당대회에 수만표를 동원했다고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원에 가입한 신도 중 투표 자격(당비 3개월 납부)을 갖춘 사람이 적어 실제 영향력은 크지 않았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앞으로도 전 목사 등 일부 지지층의 목소리에 휘둘릴 수 있는 만큼 선 긋기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지난달 27∼31일 여론조사 정당별 지지도를 보면 국민의힘은 37.1%를 기록, 더불어민주당(47.1%)보다 10%포인트 뒤졌다(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당 핵심 관계자는 “지지율이 오르면 일부 목소리가 뉴스가 되고, 당 운영에 과잉 대표되는 듯한 모습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정치팀ieconomyse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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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논란, 김기현·홍준표 싸움으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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